용문 대동철공소 변대성 씨
“이앙기를 고치러 오면 아! 모심을 시기인 갑다. 콤바인을 고치러 오면 수확철이 돌아왔구나! 하고 느낍니다.
농촌에 살지만 농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고장난 농기계를 가지고 찾아오는 이웃들을 보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산다는 변대성
씨.
변대성 씨의 야무진 손맛(?)은 인근 지역민들과 공사현장관계자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쇠붙이에 갈라터지고 굳은 살로 뒤덮인 손과 구릿빛 얼굴은 세월의 훈장처럼 남아있지만 쇠붙이를 다루는 직업을 선택한 자신에
대해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쇠로 만든 모든 기계를 내손으로 한번 만들어 보는기
소원이씨더.”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쇠를 다루며 가슴속 깊이 간직한 소망의 일부분이다.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기계를 사들인 것이 벌써 초대형기계만 21대가 넘는다.
“7년 전인가 관내에 아르곤용접기 한대가 없어 인근 시로 나가야 하는 일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기계를 만질려면 어차피 꼭 필요한 것들이라 하나하나 수입이 생기는 대로 구입하다보니 이 정도가 됐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하루 15시간, 비가오나 눈이오나 몸이 죽을 정도로 아프지 않으면 일에 매달린다.
농한기에는 콩탈곡기, 연탄보일러, 경운기 적재함을 직접 만들어 인근 시군으로 납품하기도 한다.
“쇠로 다루는 일은 힘이 들지만 보람도 크고 수입면에서도 남들보다 뒤지지 않는다”며 “언젠가 의초(34)와 의진(29), 두 아들이 돌아와 가업을 이었으면 한다”는 변대성씨.
두 아들이 돌아오면 예천읍에 기계제작을 하는 공장을 세우는 것이 마지막 목표란다.
오늘도 ‘뚱땅뚱땅’ 망치를 잡고 쇠를 때리며 두 아들을 기다리는 장인의 손아귀에 굵은 힘줄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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