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눈의 이방인 예천정취 만끽
파란눈의 이방인 예천정취 만끽
  • 백승학 기자
  • 승인 2006.05.0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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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읍 홈웨딩홀 하종형 조수미 부부 주선으로 방문

지난달 26일 우리 지역에 반가운 파란 눈의 이방인이 찾아왔다. 50여년 전, 6·25 전쟁 당시 영국군으로 전쟁에 참전한 테렌스 A 스미스(75) 씨와 그의 40년지기 라져 핀치(58) 씨다. 영국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인연을 맺고 있는 테렌스·라져 씨는 이번에 유학생 학부모들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으며, 평소 친분이 있던 예천읍 홈웨딩홀 하종형 조수미 부부의 주선으로 예천을 찾게 됐다.

 두 노신사는 25일 안동 하회마을과 그 일대를 관광하고 지난 26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예천을 찾아 관내 명승지를 돌아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육지속의 섬 회룡포의 절경과 용궁막걸리의 달큰한 맛에 취하고,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양궁체험을 즐기고, 금당실마을 돌담길을 걷고, 용문사에서 맞이하는 풍경소리는 자연과 동화된 멋진 추억을 선물했다.

이튿날 남산공원 산책로를 따라 아침을 맞이하고 예천온천에서 즐기는 온천욕으로 긴 여정의 피로를 씻었다. 세금내는 소나무 석송령의 늠름한 모습에 감탄하고 신라식물원에서 즐기는 차 한잔의 여유로움은 두 노신사의 고단함을 잊게하는 청량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 동안 두 노신사는 소나무 한그루, 이름없는 들풀 하나에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으며, 50여년 전 빛바랜 사진을 꺼내놓고 당시의 추억을 실타래처럼 풀어놓기도 했다.
 테렌스 씨는 20살의 나이에 한달간 군함을 타고 부산항에 도착해 원산으로 가 15개월 동안 작전을 수행했단다.
 짓무른 눈가로 아련히 떠오르는 당시의 모습을 그리는 노신사의 얼굴에 회한의 그림자가 어렸다.
 테렌스 씨는 “이곳에서의 1박 2일은 영국에 가서도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며 “50여년 전 모습에 비해 많은 것이 변했다. 가는 곳마다 반갑게 맞이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너무 행복하다”며 고마운 인사를 대신했다.
 이틀 동안 길안내를 맡은 홈웨딩홀 하종형 사장은 “남의 나라에 와서 목숨을 걸고 전쟁을 수행한 어르신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일정이 짧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해주지 못해 아쉽다.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공무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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