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출향인들부터라도...'
`우리 고장 출향인들부터라도...'
  • 예천신문
  • 승인 2006.09.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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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만 어려우냐? 우리들은 더 어렵다. 왜 만날 농사는 안 짓고 이곳에서 이 발광(이 짓)들이냐?”
오늘날 농업의 몰락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농업의 몰락은 도시민들에게는 상관없이 농민의 몰락만으로 끝나는 것일까? 지금 농촌의 피폐함은 도시의 피폐함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일까? 장차 농업 몰락의 결과는 과연 농민들에게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일까? 이 나라에서 농업이 없어지더라도 도시민들의 삶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가? 아니 이 나라에선 오히려 농업이 없어져야 더 잘 살 수 있는가? 진정 우리 강산, 우리농토, 우리의 먹을거리를 지키는 것은 농민들만의 몫인가? 도대체 이런 어리석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현실은 또한 무엇인가?

농삿일을 접어두고 농민들이 서울 한복판 아스팔트 위에서 당장의 절박함 때문에, 또 식량자급의 중요성을 호소할 때에도 각 가정의 안방 TV에서는 장밋빛 세계화의 환상만을 국민들에게 속삭이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WTO 가 FTA가 무엇인지, 세계화가 무엇인지 바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핑계로 하루 빨리 농업농촌을 말살하려고만 하고 있다.

오늘날 정부는 끊임없이 국민들에게 세계화시대라는 환상과 꿈을 심어주면서 세계화는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풍요로워진다고 계속해서 선전하고 있다.
그 사이, 농업의 파국은 이제 끝이 보이고, 도시인들의 밥상에는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수입되었는지 알 수 없는 수입농산물들이 뒤죽박죽 뒤섞여 점령하고 있다. 정부는 그 가운데 섞여있는 유전자조작농산물, 환경호르몬, 광우병소고기, 농약에 절여진 농산물 등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소비하는 국민들에게는 자세한 설명도 해 주지 않는다.

또한 이미 오래 전부터 정부는 농업의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망각시키고, 실지로는 극소수에게만 부가 돌아가는 경제성장이라는 환상에 대해서만 온 국민에게 세뇌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농업은 경제성장의 걸림돌일 뿐이라고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세계화니 경제성장이니 하는 최면에서 도시인들도 깨어나야 한다.
농업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가치를 진정으로 애타게 지켜야 하는 것은 어쩌면 도시인들이 더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나라에서 농업이 몰락했을 때 부담해야할 엄청난 추가부담은 이제 새삼 말할 필요가 없는 상식이 아니던가. 우리농업이 파탄 났을 때, 우리 농업이 가지고 있던 가치 중, 추가부담을 아무리 보태더라도 다시는 찾아올 수 없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또한 얼마이던가!

식량의 종속, 환경파괴, 오염된 식량, 고유한 공동체의 해체, 정서의 상실 등등 새삼 열거할 필요도 없이 이제 생각 있는 국민들 모두가 알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이 농업과함께 모두 사라지고 있다.
정부가 어떤 정신나간 짓을 하려고 하더라도 국민 모두가 각성하고 깨달으면 우리의 미래는 있는 것이다.
농업의 근본적인 가치를 올바로 알리고 지켜야할 책무가 정부에 있건만 정신 나간 이 정부는 지키기는 커녕 파국으로 더욱 몰아치니 국민 모두가 농업과 함께 망하지 않기 위해선 농촌 도시할 것 없이 모두가 나서서 제정신이 아닌 정부의 ‘파국으로 치달음’을 막아야하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말하건데 안전한 먹을거리, 우리강산, 우리농토를 지키는 것이 어찌 농민들만의 일인가!

<이현부 / 개포면 참한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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