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선생님께
k 선생님께
  • 예천신문
  • 승인 2006.09.26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천문화신문에 연속으로 실린 글을 읽고 어렵게 펜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얘기에 반박을 하고 싶은 생각 때문만은 결코 아닙니다. 매번 언론이 용비어천가만 부르짖고 정론직필을 망각하고 권력에 아부만하고 있는 듯한 선생님의 글을 읽고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는 어떤 전문가라도 자기 일에 100%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끼기에는 늘 부족한 것이 인간이기에 저 또한 가끔은 저의 직업과 제 글에 회의를 느낀 적도 있기에 따끔한 채찍으로 받아  들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굳이 기자로서가 아니라 한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제가 배운 비판에 대한 견해는 선생님과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에 감히 한 말씀 올립니다. 어느 집단이나 어떤 단체라도 대안이 없는 비판은 불평불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못난 놈의 소견입니다.

선생님의 칼끝(?)같은 비판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이 염려하시는 예천위기론을 부정하려는 게 아닙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예천군에서는 수년전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지역인구를 늘리기 위해 수많은 대책을 세워놓고 실천에 옮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공무원 4인 가족 갖기 운동을 펼쳤고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의 일환으로 베트남처녀와의 결혼을 군에서 주관했으며 올해에도 군내 지역 기관단체들과 수차례 간담회를 열며 기관단체 임직원들의 직장 주소 갖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농촌빈집을 정비해 귀향인들에게 알선해 주기도 하고 상리면 독죽마을 등 이곳이 고향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지원해 주며 지역인구를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역에서 직장을 갖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출향인들 중 주소를 타지에 두고 있는 사람이 교육계에 가장 많다는 것을 선생님을 알고 계시는지요?

또한 지역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자녀교육 문제로 타지 명문학교로 학생들이 진학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 중,고등학교의 명문화만이 지역인구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데에는 군민들 중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선생님이 염려하시는 지역인구 감소를 막는 길은 바로 선생님처럼 교단에 서계신 교사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한다면 어불성설이라고 매도하시겠습니까? 부모님이나 학창시절 선생님들로부터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인생관과 성공의 가장 큰 요인도 긍정적 사고라 배웠습니다.

촌철살인(?)같은 선생님의 비판의 소리가 때로는 이 사회를 아니, 우리 군을 이끌고 있는 지도층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도 있겠지만 단지 교사라는 선생님의 직업때문에 선생님의 제자들이 행여 내 고향 예천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지게 되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부정적인 사고로 가득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무지하고 못난 소인배의 기우이길 바랄 뿐입니다.  

선생님! 제게는 다리 장애를 가진 초등학생이 있습니다. 그 녀석에게 큰 수술을 두 번이나 시켜 주었지만 스스로 걷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비틀거리며 정상인처럼 걷지는 못해도 그녀석이 지금 혼자 걸어서 학교를 가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부부가 그 녀석에게 “너가 무엇이 모자라 걷지 못하느냐” “넌 걸을 수 있다”며 끊임없이 격려하고 칭찬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우린 믿고 있습니다.

김수남 예천군수가 도의원, 군의원들과 군청의 공무원들이 어찌 예천의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겠습니까. 선생님의 말처럼「예천은 위기다」「예천은 희망이 없다」「예천은 발전하지 않고 퇴보만 한다」고 부르짖고 언론이 예천의 어두운 그늘만 들춰내서 군민들과 우리 예천군에 어떤 희망찬 미래가 보장됩니까.

「침묵하는 양심」이란 말도 있습니다. 선생님께 이 가을에 못난 놈이 두 권의 책을 권해드리는 무례를 범하고 싶습니다. 교육자들의 바이블이라는 루소의「에밀」을 한번만 읽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그래도 행여 여유가 있으시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을 한번만 읽어 봐 주시겠습니까? 선생님의 비판의 글이 선생님이 가장 염려하다는 또 다른 편가르기요, 또 다른 지역갈등을 조장하게 될까봐 저도 이곳이 고향이기 때문에 두려울 따름입니다.

 선생님! 전 예천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조상님들과 부모님이 묻히신 이곳에서 살다 죽을 작정입니다. 그리고 선생님 언제나 「예천의 모든 언론이...」하시는 말씀을 잘 쓰시는데 예천에는 일간지 신문 기자만 열셋이 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그 못난(?) 기자들이 쓰는 열셋의 신문기사를 죄다 읽어 보시지 않으신다면 더 이상 언론에 대한 비판을 표현의 자유라는 포장 속에서 제멋대로 춤추게 하지 않을 겁니다.

 내내 건안하시고 선생님이 바라시는 대로 예천이 살기 좋은 고장이 될 수 있도록 부디 훌륭하신 교사로 존경받는 스승으로, 제자들에게 이 세상이, 그리고 내 고향 예천이 인심 좋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시길 念합니다.

                                      2006년 9월 25일

                                     장병철(경북일보 예천담당 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