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살이 예천 소감
타향살이 예천 소감
  • 예천신문
  • 승인 2006.10.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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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곳 예천에 있는 경도대학에 발령받았다. 사령장 하나로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공무원이 낯선 타향에 발령났다고 거부할 수는 없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예천이란 곳을 알게 되나 싶기도 하여 거부감은 없었다. 처음으로 예천땅을 밟게 되었다. 경북 북부지방 전체가 생소하다.

이곳 경북 북부지방은 소백산맥과 태맥산맥 그리고 팔공산으로 둘러싸인 고유한 세력권을 이룬다. 예천을 비롯하여 안동 문경 등 11개 시군이 모여서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를 이루고 있다. 비슷한 국가들이 촘촘히 모여서 세력을 펼치는 유럽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런 조건이 유교문화의 중심지라는 과거의 자부심을 만든 듯 하다. 이제 이곳에 온지도 반년이 지났다. 어쨌든 예천은 내인생에 있어서 지울 수 없는 부분으로 되어 버렸다. 제대하면서 군부대를 향하여 오줌도 누지않을 것이라며 이를 갈았던 군대생활이 나중에 추억과 자랑거리로 돌변하는 우리시대 남자들의 심리와 같은 것이다.

예천은 자존심이 살아있어서 함부로 자존심을 건드려서는 안될 그 무엇이 있지만 타향인을 마음으로 제압하는 그 무엇은 없어 아쉽다. 내가 살던 포항에서는 외지인에게 대하여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기질이 있었다. 경북 제1의 도시라는 자부심과 한국의 경제를 떠받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심리가 있었으니까. 단순한 배타성은 아니다. 직장을 찾아 온 외지인들도 얼마 안 가서 이런 심리에 젖어들곤 했으니까.

예천에도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예천이 경북 북부지역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도 구호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것으로 말이다.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쉽게도 이곳에 정착할 수는 없다. 가족들과 계속 헤어져 살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예천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같은 사람이 가족을 불러들여 예천에 정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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