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종의 미네랄 함유'
'10여종의 미네랄 함유'
  • 예천신문
  • 승인 2011.04.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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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물마시기'

◇ 정 희 융 (전 예천교육장)
● 세시풍속 이야기(31)
민간신앙에 전해지는 관습적인 행사로 봄에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수액(樹液)을 마시는 풍속이 있다. 단풍나무 물마시기, 고리수 먹기라고도 한다.  경상도에서는 고로쇠물을 약물이라고 하여 ‘약물’ 마신다라고도 한다. 한자로 골리수(骨利樹)라 하여 뼈에 이롭다는 뜻이다. 우선 물(水)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하자.

물은 화학적으로는 수소2와 산소1의 화합물(H2O)로서 색이나 냄새, 맛이 없는 액체이다. 자연계의 빗물, 샘물, 강물, 바닷물 따위와 식수(食水) 수돗물과 강이나 바다, 호수를 두루 이르는 말로 쓰인다. 또 밀고 써는 바닷물, 물 모양의 액체로 즙액(汁液), 수액 따위와 홍수(洪水)로도 일컬어진다. 물에 대한 속담도 개구리와 같이 많이 쓰인다.

‘물 밖에 난 고기’는 목숨이 경각에 다달았거나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도마 위에 오른 고기’와 같은 말이다. ‘물 본 기러기, 꽃 본 나비’는 바라던 바를 이루어 득의양양함을 이르는 말이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의 말이나 행동이 변화가 없이 싱겁다는 말이다.

‘물에 빠져도 정신을 차려야 산다’는 아무리 어려운 경우에도 정신을 차리고 용기를 내면 살 도리가 있다는 말이다.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니 내 봇짐 내라 한다’는 남의 은혜를 갚기는커녕 배신함을 이르는 말이다. ‘물에 빠진 생쥐’는 물이나 비에 흠뻑 젖어 몰골이 몹시 초췌해진 모양을 말한다.

‘물 위에 기름’은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겉돎을 이르는 말이다.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는 덕망이 있어야 사람이 따른다는 말이며 ‘물이 깊을 수록 소리가 없다’는 사람이 잘날 수록 잘난 체 하거나 떠벌리거나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이 아니면 건너지 말고 인정이 아니면 사귀지 말라’는 인정(人情)에 의한 사귐이어야만 참된 사귐이란 뜻이다. 우리 인체에도 수분이 70% 이상이듯이 물은 다방면에 이용되며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요소이다.
  고로쇠 물도 마찬가지아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며 낙엽 활엽 교목(喬木)으로 산지의 숲속에 나는데 높이는 약 20m가량이며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며 끝이 뾰족하고 마주 난다.  5월 경에 담황색 꽃이 피고 나무의 즙이 바로 한방에서 위장병 폐병 등에 약으로 이용된다. 지리산 아래 구례 등지에 분포하나 강원도 태백산맥, 소백산맥 등지에도 분포한다.

이 나무의 밑둥에 상처를 내면 거기서 수액이 나오는데 이 물을 마시면 몸에 병이 생기지 않으며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고 뼈가 아픈데 약이 되며 속병에 아주 좋아 무병장수 한다고 한다.

이 물은 대개 경칩을 전후해서 약 10일 동안 나온다. 보통 3일 동안 한말 정도 마셔야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며 해발 1천m 이상의 고지에서 자생(自生)하는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다. 고로쇠 수액은 구름이 꺼거나 바람이 불거나 하여 일기(日氣)가 불순하면 좋은 물이 나오지 않으므로 이 때 나온 물은 효과가 없다.

특히 이 무렵에 나오는 고로쇠 수액은 ‘여지불’이라 하여 남자들에게 더 좋고 자작나무 수액인 거자수는 ‘남자물’이라 하여 여자들에게 더 애용되고 있다. 우리 예천에도 상리면 백두대간의 자작나무에서 많은 수액을 채취하기도 한다.

고로쇠 수액은 아무리 마셔도 배탈이 나지 않고 오히려 약이 된다고 하여 외지 사람도 찾아오고 주문을 해 사서 마시기도 한다. 고로쇠 수액 성분은 칼슘, 칼륨, 망간, 마그네슘, 철, 황산, 염소, 당분 등 10여종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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